일반인은 잘 모르는 정부의 신기한 직업 시리즈 ⑫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인류가 가장 덜 탐사한 미지의 공간입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해저 지형, 조류(潮流), 염분, 수온 등은 모두 해양 데이터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세계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바다의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국가 과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조사연구사입니다.
이 직업은 단순한 해양 관측을 넘어, 해양 주권, 해양안전, 해양산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생산하고, 분석하고, 지도화하는 고급 전문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 요구되는 전문 역량, 그리고 왜 이 직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소개합니다.
해양조사연구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양수산부 소속의 국가기관으로, 대한민국의 영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연안 및 항만 지역 등에서 해양 관측, 해저 지형조사, 해류 분석, 해양정보 시스템 구축 등을 수행하는 중심기관입니다.
이 중 해양조사연구사는 각종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해양 예측정보, 해도 제작, 항로 안전자료, 기후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주요 업무:
해양조사 및 관측 활동 수행
수심, 해저지형, 해류, 염분, 수온 등 주요 해양 물리 데이터의 실측 조사
해양 공간정보 구축 및 지도 제작
수로도, 항로도, 해저지형도 등 국가 해양기반지도 작성
해양환경 변화 감시 및 분석
해양오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변화 모니터링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항해 정보 제공
조석 예측, 항로 위험 요소 분석 등 해양 안전 데이터 제공
해양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인공지능 기반 해양 예측 모델 개발, 실시간 해양정보 플랫폼 구축
국제 공동조사 및 기술 협력 참여
UN, IHO(국제수로기구), IOC(정부간 해양학위원회) 등과의 기술교류
이들은 해양을 ‘눈에 보이는 데이터’로 전환하여 바다 위 모든 활동의 과학적 기반을 만들어주는 해양 데이터 전문가입니다.
어떤 전공과 역량이 필요한가요?
해양조사연구사는 바다를 수학, 물리, 공간 정보 기술을 통해 해석하는 직무입니다.
따라서 이 직무는 해양학, 수리과학, 공간정보학(GIS), 측량공학, 데이터 분석 능력을 종합적으로 요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분석 역량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 ICT 융합형 인재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관련 전공:
해양학 / 해양물리학 / 수문학
측량 및 지형공학 / 공간정보학(GIS)
환경공학 / 지리학 / 지구물리학
통계학 / 컴퓨터과학 / 데이터사이언스 등
요구 역량:
해양 측정 및 수로 조사 기술
음향측심기(멀티빔), CTD 센서, 드리프터 등 측정장비 운용 기술
GIS 및 공간분석 역량
해양지리정보 시스템을 통한 수심도, 해저지형 데이터 가공·분석
해양 데이터 시뮬레이션 및 예측 모델링
조류, 염분, 수온 분포 시뮬레이션 및 해양 현상 예측 역량
해도 및 해양지도 제작 기술
전자해도(ENC), 종이해도 제작 기술 및 IHO 표준 이해
프로그래밍 및 데이터 분석 능력
Python, MATLAB, R 등을 활용한 해양 데이터 처리 능력
국제 해양 표준 및 협력 업무 이해
국제 해양조사 기준(IHO S-100 등)과 국제 협력 프로젝트 경험
이처럼 해양조사연구사는 현장성과 과학적 분석력, ICT 역량이 통합된 복합 직무입니다.
왜 해양조사연구사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질까?
과거 해양조사는 주로 항해 안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오늘날 해양조사연구사의 업무는 국가 주권, 자원 확보, 기후변화 대응, 해양 산업 육성까지 확장되었습니다.
해양조사 데이터의 핵심 가치:
국가 해양영토의 근거 확보
EEZ 설정, 대륙붕 경계 등 국제 해양 분쟁에서 과학적 근거로 활용
기후변화 및 해양재해 대응
해수면 상승, 태풍 경로 변화, 연안 침식 등 사전 예측 및 대책 수립
해양에너지 및 자원 개발 기초 자료
조력발전, 해양풍력, 해양광물 개발 등 민간 산업 기반 제공
스마트 해양물류 및 자율운항선박 지원
정밀 해양지도, 실시간 조류·풍속 데이터 제공으로 AI 선박 운항 가능
해양생태계 보호 및 오염 감시 체계 구축
적조, 유해 해양생물 확산 감시 및 오염 원인 분석에 핵심적 역할
이처럼 해양조사연구사는 단순한 ‘측량’의 개념을 넘어,
국가 해양정책의 기반 데이터를 생산하는 핵심 인프라 직군입니다.
보이지 않는 바다를 시각화하는 국가 과학자
해양조사연구사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수치화’하고, ‘시각화’하며, ‘예측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는 전문가입니다.
이들의 연구는 선박 안전을 지키고, 해양 주권을 확보하며, 미래 해양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합니다.
드넓은 바다를 가장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이 과학자들의 활동은,
우리의 시야 밖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 직업은 바다를 사랑하고, 데이터와 과학기술을 통해 실질적인 사회 기여를 꿈꾸는 이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향후 해양 디지털 트윈, 스마트 해양도시, 탄소중립형 해양정책 등과 연계되며 확장성이 높은 분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