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가 장벽을 ‘뚫고 지나간다’는 말은 사실 양자 세계를 인간의 일상 언어로 억지로 번역한 표현이다. 실제로는 벽을 뚫는 것도, 순간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입자가 가진 확률적 파동 성질, 즉 파동함수가 공간 전체에 퍼지는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여기서는 그 물리적 의미를 차근히 풀어본다.
확률파동이란 무엇인가?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여러 위치에 존재할 확률이 동시에 펼쳐져 있는 파동으로 설명된다. 이 파동의 진폭이 클수록 그 위치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고, 진폭이 작을수록 존재 확률이 낮다.
입자가 장벽을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도 이 파동적 성질에 의해 결정된다.
장벽에서 파동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고전역학에서는 장벽보다 에너지가 낮으면 “절대 통과 불가”가 규칙이다. 하지만 양자 세계는 다르다.
파동함수는 갑자기 ‘0’이 되며 끊어지지 않는다. 파동은 항상 조금이라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벽 내부에서도 파동은 급격히 약해지긴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 미세한 파동의 꼬리가 바로 ‘터널링 확률’을 만든다.
장벽 반대편에도 파동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입자는 그곳에 존재할 작은 확률을 갖게 된다. 그리고 확률이 존재한다면 그 사건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뚫고 지나갔다”는 말은 오해이지만, 결과는 현실이다
입자는 장벽을 화학적 의미나 기계적 의미로 ‘뚫고 간’ 것이 아니다.
대신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입자가 가진 확률 분포의 일부가 장벽 너머까지 퍼져 있었고, 그 확률이 실제로 실현된 것.
즉, 입자는 원래부터 장벽 앞에도, 장벽 안에도, 장벽 뒤에도 어느 정도의 확률로 존재하고 있었다. 장벽이 높고 넓을수록 파동은 더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확률은 극도로 작아지지만, 아주 작다는 것이 “완전히 0”이라는 뜻은 아니다.
양자 세계에서는 0이 아닌 확률은 언제든 ‘현실로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파동의 퍼짐이 만든 세계의 기묘함
입자는 에너지 부족으로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넘는다/못 넘는다’라는 구분 자체가 절대적이지 않았다. 확률의 세계에서는 “불가능”이라는 말이 “매우 가능성 낮음”으로 바뀐다.
이 확률적 존재론 덕분에:
- 태양 내부에서 핵융합이 일어나고
- 스캐닝 터널링 현미경(STM)이 원자를 관찰하며
- 반도체에서 전자 이동이 복잡한 방식으로 발생한다
양자 터널링은 자연이 미시 세계를 다루는 방식이며, 확률파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다.
이 부분은 더 큰 글의 중간 설명으로 확장하기 좋다. 이어서 터널링 확률의 수식적 의미나 실제 기술 응용, 고전역학과 비교되는 개념을 이어 붙이면 구조가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