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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생명에게 이름을 주는 사람들 – 생물분류학자란?

by 후즈니 2025. 5. 16.

이름 없는 생명에게 이름을 주는 사람들 – 생물분류학자란?
이름 없는 생명에게 이름을 주는 사람들 – 생물분류학자란?

일반인은 잘 모르는 정부의 신기한 직업 시리즈 ⑥

 

매년 지구상에서는 수천 종의 새로운 생물이 발견됩니다. 그중 상당수는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생명체들이며, 일부는 발견되자마자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들을 찾아내고, 이름을 붙이고, 생물학적 위치를 규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생물분류학자, 특히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활동하는 국가 차원의 생물 분류 전문가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국가 생물주권 확보의 핵심인 ‘생물분류학자’의 역할, 필요 역량, 주요 성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생물분류학자가 하는 일은?

생물분류학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의 종류를 연구하고, 그들의 유연관계를 밝히며, 새로운 종을 찾아내어 과학적으로 분류하고 명명하는 전문가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대한민국에서 이 역할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국가 생물자원 조사·보존·활용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속 기관:

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산하, 인천 소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등 지역별 자원관

국립공원연구원, 산림청 국립수목원 등 유관 연구기관

 

주요 업무:

신종·미기록종 발굴 및 명명
국내외 탐사·조사를 통해 기존에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생물 종을 발견하고, 국제 규정에 따라 정식 명명

생물 분류 체계 연구 및 정비
유전학적, 형태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물 간 유연관계 분석 및 분류체계 개정

멸종위기종 및 외래종 모니터링
생태계 교란 생물이나 보호가 필요한 생물 종에 대한 장기적 관찰 및 자료 축적

생물다양성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종 DB 같은 국가 단위 생물정보 시스템 운영

국제 학술 교류 및 협력 연구
전 세계 분류학자들과 공동 탐사, 연구 결과 공유 및 학술 발표

즉, 생물분류학자는 이름 없는 생명에 이름을 부여하고, 그 존재를 학문적으로 증명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국가의 생물주권과 환경 보전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전문가입니다.

 

어떤 전공과 역량이 필요한가?

생물분류학은 생물학의 가장 오래된 분야이지만, 여전히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최근에는 형태학뿐만 아니라 유전학, 생태학, 분자생물학 등의 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관련 전공:

생물학 / 생명과학

동물학 / 식물학 / 미생물학

생태학 / 환경과학

분자생물학 / 유전학

 

필수 역량:

형태학적 식별 능력
해부학적 구조를 분석해 종을 구별하고 기존 기록과 비교

분자계통분석 기술
DNA 바코딩, PCR, 시퀀싱 등을 활용해 유전적 계통 확인

야외조사 및 채집 능력
산림, 습지, 해안 등 다양한 생태계에서 조사 및 표본 채집 능력

국제 학술논문 작성 능력
신종 발표를 위한 논문 작성 및 라틴어 명명 규정 이해

생물자원 관리 및 정책 이해
생물다양성 보전 관련 법령, 협약(CBD, 나고야의정서 등)에 대한 기본 이해

특히 생물분류학자는 현장 탐사 능력과 분석 기술, 그리고 학문적 해석력이 함께 요구되는 고급 전문직입니다.

 

왜 이 직업이 중요한가?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생물종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건강, 환경, 경제, 미래 생명기술의 원천이 됩니다.
하지만 생물 종은 매년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가 이름조차 붙이기 전에 멸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사례:

신종 1000종 발견 프로젝트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 개관 이후 2020년까지 국내 미기록 생물 1,700여 종을 발굴하며 국가 생물자원 주권 확보에 기여

‘독도 미기록 식물’ 조사
독도 자생종 중 미기록 식물 다수를 보고하며 영토 내 생물주권 명확화

외래종 감시
붉은불개미, 뉴트리아 등 생태계 교란 생물에 대한 실시간 탐지 및 분류기반 정보 제공

또한 생물분류학자는 국가 생물주권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생물 유전자원은 각국이 지적 재산권처럼 다루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내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작업은 곧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던 생명을 세상에 드러내는 직업

생물분류학자는 대중의 관심에서 다소 비껴나 있지만, 지구 생명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숨은 영웅들입니다.
이름조차 없던 생물에게 과학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들의 존재가 후세에도 이어지도록 만드는 이 직업은 미래 생명산업과 환경 보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직무는 생물을 사랑하고, 관찰을 즐기며, 오랜 연구에 인내할 수 있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특히 학문적 성취와 공공기여를 함께 이루고자 하는 생명과학 전공자에게는 더없이 가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